문래역 쪽 곱창 집에서 약속이 있던 터라 영등포푸르지오아파트 쪽 육교로 영등포 철길을 건너 영일시장으로 방향을 잡아 걸어가는데 멀리 보이는 글씨가, 문득 고색창연(古色蒼然)이라는 말이 떠올랐습니다. 대선제분주식회사 영등포공장, 영등포 철길을 가로지르는 영등포역고가 초입에 척 봐도 공장으로 보이는 건물이 대선제분 영등포공장입니다. 이 공장 역시 일본의 일청제분(日淸製粉)이 1936년 조선제분 공장을 세웠고 1937년 3월부터 제품을 생산하였다고 합니다. 대선제분은 1958년 조선제분을 인수하였고 영등포공장은 2013년까지 밀가루를 생산하던 공장이었다고 합니다. 제분(製粉)은 가루를 짓다, 곡식을 가루로 만든다는 뜻을 갖고 있고 대한제분 영등포공장은 과거 형태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습니다. 이 공장 건물은 도시재생의 상징건물이기도 합니다. 부수고 새로 짓는 건축이 아니라 일부는 남기거나 재생하여 문화공간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마주하는 영등포타임스퀘어는 경성방직 공장 터였었고 숱하게 많았던 공장들의 산업도시 영등포에 빨간 벽돌 공장에 산업박물관 정도는 있어야 지금의 풍요에 기여한 기록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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